주차 앱에서 한강 방문 앱으로 넓힌 이유
행사, 혼잡도, 시설, 공지를 넣으며 차량 화면과 일반 화면을 나눈 판단.
주차장은 한강자리의 시작점이었지만, 한강에 갈지 말지를 정할 때 주차장만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처음에는 주차 문제만 풀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앱을 켜고 한강에 갈 준비를 해보면, 잔여 대수만으로는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 따라왔다.
차를 가져갈 수 있더라도 오늘 행사가 너무 크면 목적지를 바꿀 수 있다. 공지가 있으면 아예 다른 공원을 고르는 편이 낫다. 대중교통으로 가는 날에는 주차 정보보다 혼잡도와 도착해서 찾을 시설 위치가 먼저였다.
오늘 행사가 있는지.
사람이 많은지.
화장실이나 편의점은 어디 있는지.
공지된 통제나 시설 중단은 없는지.
차 없이 가면 어느 역이나 정류장에서 내리는 게 좋은지.
한강을 자주 가는 사람은 이런 정보를 여러 앱과 웹사이트에서 습관적으로 찾아본다. 하지만 처음 가는 공원이라면 한국 사람도 헷갈린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더 불친절하다.
“한강공원”이라고 검색하면 하나의 장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의도, 반포, 뚝섬, 망원, 잠실마다 가는 길과 분위기와 붐비는 정도가 다르다.
무엇보다 한강을 이용하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르다.
차를 가져가는 사람에게는 주차장 잔여 대수와 내비게이션이 중요하다. 대중교통으로 오는 사람에게는 주차장이 아니라 공원 혼잡도, 행사, 시설, 도보 길찾기가 더 중요하다. 아이와 피크닉을 가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밤에 산책하러 가는 사람도 한강에 가기 전과 도착한 뒤에 궁금한 것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한강자리는 주차 앱에서 한강공원을 고르고, 도착해서 필요한 것을 찾는 앱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더 많은 기능을 붙인 게 아니라, 사용자가 실제로 묻는 말을 따라가다 보니 화면 앞쪽에 놓아야 할 것이 달라졌다.

앱 안에서는 사용자가 들고 있는 질문에 맞춰 화면을 둘로 나눴다.
- 차량 화면: 주차장 현황, 시간대별 주차 변화, 내비게이션, 알림
- 일반 화면: 공원 혼잡도, 행사, 시설, 공지, 대중교통과 도보 길찾기, 근처 시설 탐색
두 화면은 같은 공원을 다루지만 출발점이 다르다.
| 화면 | 먼저 답할 질문 | 앞에 놓은 정보 |
|---|---|---|
| 차량 화면 | 지금 차를 가져가도 될까? | 주차장 상태, 추천 후보, 내비게이션, 알림 |
| 일반 화면 | 오늘 이 공원이 괜찮을까, 근처에서 무엇을 찾을까? | 혼잡도, 행사, 시설, 공지, 대중교통 |
두 화면을 나누지 않으면 화면은 쉽게 커진다. 주차장도 보여주고, 행사도 보여주고, 시설도 보여주고, 공지도 보여주다 보면 사용자는 “그래서 지금 어디로 가면 되지?”라는 질문으로 돌아온다. 한강자리가 넓어진 뒤에도 끝까지 봐야 했던 건 정보량이 아니라 빨리 고르고 찾게 해주는지였다.
보여주는 것은 늘었지만, 방향은 여전히 좁았다. 방문 전후에 바로 필요한 것만 앞에 두고, 나머지는 뒤로 미뤘다.
한때는 전국 공원 나들이 앱 같은 더 넓은 방향도 검토했다. 하지만 출시 시점에는 다시 한강에 집중했다. 한강은 내가 가장 잘 아는 장소였고, 데이터 출처를 직접 검증할 수 있었고, 실제로 자주 쓰는 문제였다.
첫 공개에서는 더 넓어 보이는 앱보다, 한강 안에서 믿고 쓸 수 있는 앱을 택했다.
기능을 늘리기 전에 다시 물었다
주차 앱에서 나들이 앱으로 넓히는 동안, 기능을 마구 붙이면 금방 산만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새 정보를 넣기 전에 “이게 한강에 가기 전이나 한강 안에서 정말 도움이 되나”를 먼저 물었다.
행사는 방문 목적이 될 수 있다. 공지와 통제 정보는 헛걸음을 줄인다. 시설 정보는 현장에서 헤매는 시간을 줄인다. 혼잡도와 날씨는 오늘 어느 공원이 나은지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예쁜 소개 문구나 일반 관광 정보는 중요해 보여도 첫 공개에서는 뒤로 미뤘다. 정보가 많아지는 것보다 빨리 고를 수 있는 쪽이 먼저였다.
이 질문은 차량 화면과 일반 화면을 나누는 데도 도움이 됐다. 차량 화면에서는 주차장이 중심이다. 일반 화면에서는 공원 자체의 상황과 현장에서 찾을 것이 중심이다. 같은 한강공원이라도 사용자가 들고 있는 질문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화면에 모든 정보를 밀어 넣으면 어느 쪽에도 충분히 좋지 않았다.
보여줄 것이 늘어날수록 “무엇을 더 넣을까”보다 “무엇을 빨리 정하고 찾게 도울까”를 먼저 물어야 했다. 이 순서를 놓치면 화면은 풍부해 보여도 사용자는 더 오래 망설이고 헤맨다.
출처마다 갱신 속도가 달랐다
처음에는 “공식 출처가 있으면 붙이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는 출처마다 품질과 의미가 달랐다. 어떤 데이터는 자주 갱신되지만 필드가 거칠고, 어떤 데이터는 안정적이지만 방문 직전에는 느리다. 어떤 정보는 공식 목록에는 있지만 화면에 바로 보여주기엔 설명이 부족하다.
주차, 행사, 공지, 시설, 실시간 혼잡도는 각각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가져오는 주기와 보여주는 방식이 달라야 하고, 실패했을 때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안내도 달라야 했다.
예를 들어 주차 잔여 대수가 없을 때와 행사 정보가 없을 때는 의미가 다르다. 주차 잔여 대수가 없으면 차를 가져갈지 말지부터 흔들린다. 반면 행사 정보가 없다는 건 오늘 목적지가 될 만한 이벤트를 찾지 못했다는 뜻에 가깝다.
둘을 똑같이 “정보 없음”으로 표시하면 화면은 단순해지지만 사용자는 더 불확실한 상태로 출발하게 된다.
앱 설명은 지킬 수 있는 말이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조심한 건 표현이었다. “정확한 한강 정보”라고 말하면 쉬워 보이지만, 공공데이터를 모아 보여주는 독립 앱이 감당하기에는 큰 약속이다.
대신 “공식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한강에 가기 전과 한강 안에서 필요한 판단을 돕는다”는 쪽이 더 정직했다.
앱을 설명하는 말은 개발할 때의 선이기도 했다.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는지, 어떤 값은 참고용인지, 오래된 값은 어떻게 말할지 정하지 않으면 화면과 API가 계속 흔들린다.
한강자리는 공식 앱이 아니기 때문에 더 단정적으로 말하면 안 됐다. 독립 앱일수록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해야 했다.
이 선이 생기고 나서야 공공데이터를 다루는 방식도 정리됐다. 데이터가 있다는 사실보다, 그 데이터를 어느 정도 믿고 보여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숫자 옆에 갱신 시각과 출처를 붙였다
공공데이터 앱은 처음에는 데이터를 가져와서 화면에 보여주면 끝날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그 다음이 더 어렵다.
가장 어려웠던 건 “이 정보를 얼마나 믿고 보여줄 수 있나”였다.
예를 들어 주차 잔여 대수는 숫자로 보인다. 숫자는 단정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사용자는 그 숫자를 보고 실제로 차를 몰고 간다. 앱에 20대가 남았다고 떠 있어도, 도착하는 동안 상황은 바뀔 수 있다. 특정 주차장의 정보가 늦게 갱신될 수도 있고, 행사나 통제로 평소와 다르게 운영될 수도 있다.
그래서 숫자만 크게 보여주는 방식은 위험했다. 잔여 대수와 함께 상태, 갱신 시각, 출처, 시간대별 변화를 같이 보여줘야 했다. “여유”, “보통”, “혼잡”, “만차” 같은 라벨도 숫자를 대체하는 답이 아니라, 사용자가 숫자를 해석하게 돕는 말이어야 했다.

행사와 시설 정보도 비슷했다. 미래한강본부의 행사/공연 정보, 한강소식, 새소식, 시설 데이터,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처럼 쓸 수 있는 공식 출처가 있었지만, 출처마다 쓰임과 갱신 주기가 달랐다. 어떤 것은 행사 목록에 가깝고, 어떤 것은 운영 공지에 가깝고, 어떤 것은 현재 혼잡도나 날씨에 가깝다.
그래서 서버에서는 출처를 한 덩어리로 섞지 않고, 화면에서 필요한 쓰임대로 나눠 다뤘다.
- 주차: 지금 차를 가져갈지 볼 때 필요한 잔여 대수와 상태
- 실시간 상황: 공원 혼잡도, 날씨, 도로 상태
- 행사/프로그램: 방문 목적이 될 수 있는 공식 일정
- 공지: 운영 변경, 통제, 시설 중단처럼 헛걸음을 만들 수 있는 정보
- 시설: 화장실, 매점, 주차장, 접근 지점처럼 현장에서 찾는 정보
이 과정을 거치며 기준이 하나 생겼다.
모든 것을 안다고 말하지 말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해서 보여주자.
한강자리는 공식 앱도 아니고, 공식 제휴 앱도 아니다. 공개된 공공데이터와 공식 정보를 보기 쉽게 모아주는 독립 앱이다. 그래서 더더욱 출처와 한계를 같이 보여줘야 했다. 이 생각은 이후 예측, 캐시, 다국어, 알림, 장애 대응까지 계속 영향을 줬다.
돌아보면 한강자리가 넓어진다는 건 더 많은 일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 사용자가 한강에 가기 전과 한강 안에서 실제로 고민하는 질문을 따라가되, 답할 수 있는 것만 정직하게 보여주는 일이었다. 그 선을 세우고 나서야 주차, 행사, 공지, 시설이 한 화면 안에서 서로 싸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