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사고 나서 만든 한강 주차 위젯
출발 전 반복하던 주차 확인을 앱 첫 화면과 위젯으로 줄인 기록.

2026년 6월, iPhone 앱 한강자리를 App Store에 공개했다.
로그인도 광고도 인앱결제도 없는 무료 앱이다. 처음부터 수익 모델을 짠 앱이라기보다, 내가 자주 겪던 불편을 조금 줄여보려는 프로젝트에 가까웠다.
처음부터 큰 서비스를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 시작은 더 작았다. 나는 한강, 특히 여의도 한강공원에 자주 갔다. 예전에는 거의 대중교통으로 다녔다.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가고,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고, 자리를 잡으면 됐다.
그때는 한강에 가는 일이 단순했다. 날씨가 괜찮고 시간이 맞으면 그냥 갔다. 가는 길에 따로 확인할 것도 많지 않았다. 내게 한강은 가기 전부터 따져볼 목적지가 아니라, 도착해서 시간을 보내는 익숙한 장소였다.
그런데 차를 사고 나니 한강에 가기 전에 확인할 것이 갑자기 늘었다.
“한강 갈까?” 다음에 바로 다른 질문들이 따라왔다.
어느 주차장으로 들어갈지.
지금 자리가 있는지.
입구에 줄이 길면 어디로 돌아야 할지.
도착했을 때 이미 만차면 어떻게 할지.
출발 전에 한강 통합주차포털을 열어 잔여 대수를 확인하곤 했는데, 매번 웹페이지를 찾아 들어가는 일이 생각보다 번거로웠다. 더 불편한 건 확인을 놓치고 출발했을 때였다. 주차장 입구에 차가 길게 늘어서 있으면, 그때부터 다른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일도 꽤 지친다.
처음 든 생각은 단순했다.
이걸 앱이나 위젯으로 바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질문이 한강자리의 시작이었다. 한강에 가기 직전에 남은 자리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으면, 집을 나서기 전 망설임이 줄어들 것 같았다.
처음 목표는 출발 전 10초를 줄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 정도면 충분했다. 한강자리의 출발점은 큰 지도 서비스도, 모든 공원을 다루는 플랫폼도 아니었다. 차 키를 들기 전에 휴대폰을 한 번 보고 “오늘은 어느 주차장으로 가야 덜 헤맬까”에 답하게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주차장에만 집중했다

초기 문서를 다시 보면 한강자리의 범위는 아주 좁았다. 한강공원에 가기 전에 주차장 상태를 빠르게 확인하고, 필요하면 바로 내비게이션으로 넘어가면 됐다. 특히 내가 자주 가던 여의도 한강공원을 기준으로, “가기 전 위젯 한 번으로 어디에 주차할지 고른다”는 문제를 먼저 풀고 싶었다.
이때의 성공 기준도 단순했다. 내가 실제로 써보고, 한강에 갈 때 주차 포털을 여는 일이 줄면 됐다.
그래서 초반에는 주차장 잔여 대수, 혼잡 상태, 주차장 상세 정보, 즐겨찾기, 내비게이션 연결, 위젯을 빠르게 붙였다. 2026년 5월 중순에는 한강공원 중심 주차 앱으로 어디까지 만들지 따로 적어뒀다.
작게 시작한 건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내가 겪는 문제였고, 쓰는 장면도 분명했다. 방향이 틀렸는지도 금방 알 수 있었다. 한강에 갈 때 내가 여전히 웹페이지를 열고 있다면 실패였다.
이 시점의 한강자리는 아직 “한강공원 주차 위젯”에 가까웠다. 하지만 직접 쓰려고 만들다 보니 곧 다른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한강에 가는 결정은 주차장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
첫 버전이 풀어야 했던 네 가지 질문
초기 버전이 다루려던 질문은 네 가지였다.
| 질문 | 화면에 보여줄 것 |
|---|---|
| 차를 가져가도 될까? | 주차장 잔여 대수와 상태 |
| 어느 주차장이 나을까? | 추천 후보와 내비게이션 연결 |
| 지금 정보가 믿을 만할까? | 갱신 시각과 상태 라벨 |
| 매번 앱을 열어야 할까? | 즐겨찾기와 위젯 |
이 표는 나중에 기능을 줄일 때도 도움이 됐다. 좋아 보이는 기능이라도 이 네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첫 버전에서는 미뤘다.
개인 프로젝트는 하고 싶은 일을 다 넣기 시작하면 금방 방향을 잃는다. 한강자리는 처음부터 “한강에 가기 전 주차장을 고르는 일”에만 맞췄고, 그래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상태까지 만들 수 있었다.
질문을 좁히자 첫 화면에 남길 정보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앱을 오래 둘러보는 사람보다, 나가기 직전에 휴대폰을 잠깐 확인하는 사람이 먼저 떠올랐다.
출발 직전에 바로 고를 수 있게
주말 오후 집을 나서기 전, 휴대폰을 한 번 보는 장면을 기준으로 잡았다. 여의도 제1주차장에 자리가 있는지, 2주차장으로 가야 할지, 아니면 반포나 망원으로 바꾸는 게 나은지 빠르게 고른다.
이미 엘리베이터를 탔거나 차에 앉은 뒤라면 앱에서 여러 화면을 넘길 여유가 없다. 그때 필요한 것은 “지금 어디로 가야 덜 헤맬까”에 대한 짧은 판단이다.
그래서 초기 화면에서 먼저 걷어낸 것들이 있었다. 공원 소개 문구, 긴 설명, 장식적인 카드, 모든 주차장의 상세 정보 같은 것들이다.
앱을 처음 켜는 사람에게는 필요할 수 있지만, 내가 자주 쓰려는 순간에는 방해가 됐다. 한강자리는 관광 안내 앱이 아니라, 출발 직전에 어디로 갈지 고르는 도구에 가까워야 했다.
앱을 열기 전에도 확인할 수 있어야 했다
주차 정보는 앱을 열고 나서야 보이면 늦을 때가 있다. 한강에 갈지 말지, 차를 가져갈지 말지의 결정은 보통 집을 나서기 전에 끝난다. 그래서 앱 안의 홈 화면만큼이나 홈 화면 밖의 위젯이 중요했다.
초기 위젯의 목표는 단순했다. 자주 가는 공원 하나를 골라두고, 남은 자리와 상태를 빠르게 보는 것. 정확히는 “앱을 열지 않아도 오늘 차를 가져가도 될지 감을 잡는 것”이었다.
위젯을 먼저 생각하니 데이터와 화면도 함께 단순해졌다. 위젯에 모든 주차장을 넣을 필요는 없었다. 대신 추천할 만한 주차장, 갱신 시각, 상태 라벨처럼 판단에 바로 쓰이는 값이 더 중요해졌다.
앱 화면은 다음 단계였다. 위젯에서 대략 감을 잡고, 필요할 때 앱을 열어 자세히 비교하는 흐름이 자연스러웠다.
문제를 작게 잡아서 끝까지 갔다
처음부터 “서울 나들이 플랫폼” 같은 큰 이름을 붙였다면 앱이 금방 산만해졌을 것이다. 보여줄 것이 많아질수록 화면도, 데이터도, 설명도 무거워진다. 반대로 “내가 한강에 갈 때 웹페이지를 덜 열게 만들자”는 목표는 아주 현실적이었다.
문제를 작게 잡으니 기능을 넣을지 말지도 쉽게 정했다. 애매할 때는 내가 실제로 쓰는 순간으로 돌아갔다. 한강에 가기 전 10초 안에 도움이 되는가. 위젯으로 봤을 때 헷갈리지 않는가. 만차에 가까운 주차장을 괜히 추천하지 않는가. 이 기준에 맞지 않는 기능은 미뤘다.
한강자리의 첫 버전은 내가 반복해서 하던 작은 확인 행동을 앱의 중심에 놓은 결과물이었다. 그 행동이 충분히 자주 반복됐기 때문에 앱으로 만들 가치가 있었다.
첫 버전에서 뺐던 기능
초기 버전에서 일부러 만들지 않은 것도 많았다. 회원가입, 서버 동기화 즐겨찾기, 커뮤니티, 리뷰, 주차장 제보, 결제, 광고, 복잡한 개인화 같은 기능이다. 있으면 좋아 보이지만, 첫 문제를 푸는 데 꼭 필요하지는 않았다.
특히 로그인은 넣지 않았다. 자주 가는 공원과 주차장 정도는 기기에 저장해도 충분했고, 출발 전 확인 도구에 계정 만들기는 너무 무거웠다. 한강에 가기 전 10초를 줄이려는 앱이 첫 실행에서 이메일을 요구하면 시작부터 방향이 어긋난다.
즐겨찾기도 단순하게 봤다. 서버에 동기화하지 않아도 된다. 이 기기에서 자주 보는 공원을 빠르게 다시 볼 수 있으면 된다. 작은 결정이지만 이런 선택들이 앱의 성격을 만든다. 한강자리는 사용자를 오래 붙잡는 앱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빨리 열고 빨리 닫는 앱이어야 했다.
첫 화면에는 결정에 필요한 단서만 남겼다
홈 화면을 처음 설계할 때도 기준은 같았다. 한강 전체를 근사하게 소개하는 것보다, 지금 갈 만한지 바로 판단하게 하는 것이 먼저였다.
그래서 주차장 이름, 잔여 대수, 상태, 갱신 시각을 앞에 놓았다. 화면을 본 사람이 “여기가 낫겠다” 혹은 “지금은 애매하다”라고 바로 판단해야 했다. 예쁜 설명보다 상태가 먼저였고, 긴 안내보다 다음 행동이 먼저였다.
나중에 일반 화면을 추가한 뒤에도 이 기준은 남았다. 공원 혼잡도, 행사, 시설, 공지처럼 정보가 늘어나도 먼저 확인할 질문은 같았다. 지금 한강에 가려는 사람이나 한강 안에서 필요한 것을 찾는 사람에게 바로 도움이 되는가. 한강자리의 시작은 그 질문을 계속 확인하는 일이었다.
돌아보면 첫 버전에서 가장 잘한 일은 기능을 많이 넣은 것이 아니라, 불편했던 순간을 정확히 잡아둔 것이다. 주차장 입구에서 헤매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화면의 우선순위도, 위젯을 만든 이유도 흔들리지 않았다.
처음부터 큰 앱처럼 보이게 기능을 넓히기보다, 내가 반복하던 확인을 줄이는 문제에 먼저 집중했다. 쓸 장면이 분명했기 때문에 위젯과 첫 화면의 우선순위가 정해졌고, 이후 일반 화면을 추가할 때도 한강 안에서 필요한 시설과 접근 지점을 바로 찾게 한다는 방향을 유지할 수 있었다.